광활한 라군의 고즈넉함과 아담한 도시의 다정함이 매력적인 메솔롱기. 그리스 사람들에게는 ‘홀리시티’, 여행자에게는 ‘스윗시티’로 기억되는 메솔롱기를 여행했다.●여러 빛깔의 그리스를 보다신화와 섬. 그리스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두 가지 키워드다. 그리스 서부에 위치한 메솔롱기(messolonghi)에 가서야 알았다. 신화와 섬을 뺀 그리스에 대해서 아는 바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여행자에게 그리스 역사는 고대에 머물러 있었고 풍경은 코발트빛 바다와 새하얀 집에 한정되어 있었다. 아무 정보 없이 도착한 메솔롱기에서 생각해 보지 못한 그리
‘반반치킨’ 같은 여행지자장면이냐 짬뽕이냐, 프라이드치킨이냐 양념치킨이냐, 쌀국수냐 팟타이냐, 물냉면이냐 비빔냉면이냐…. 이런 선택의 기로에 선 순간들, 아! 생각만 해도 괴롭다. 고심 끝에 하나를 골라도 포기한 다른 하나에 대한 미련이 머릿속을 맴맴. 쌀국수를 먹으면서 옆 테이블의 팟타이에 자꾸 눈이 가고, 프라이드치킨을 먹으면서 양념치킨을 시킬 걸 그랬나 왠지 후회되는 일이 다반사다.그래도 다행인 건 ‘반반치킨’이나 ‘짬짜면’ 같은 메뉴가 있다는 사실이다. 치킨의 바삭함과 감칠맛, 자장의 구수함과 짬뽕국물의 시원함, 둘 중 어느
다시 가서 오래 머물고 싶은 곳낙소스에서 무엇을 느꼈냐고 물으면 이렇게 답하겠다. “이렇게 좋은 곳을 왜 몰랐을까, 산토리니보다 더 아름다운데, 꼭 다시 와서 오랫동안 머물고 싶다. 이곳은 관광객을 위한 섬이 아니라 주민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곳이구나. 아, 너무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 산토리니에서 두 시간 거리의 낙소스섬은 우리에게 무명의 섬이나 다름없다. 별다른 정보가 없는 여행지라 기대도 크지 않았다. 그리스관광청 홈페이지를 통해 키클라테스 제도의 섬 중 가장 크고 비옥하다는 것, 대리석이 많이 나는 부자 섬이라는 것,
그 자체로 아름다운 ‘산토리니’ 화보나 광고에서 많이 본 산토리니의 흔한 풍경을 나열해 보자. 짙푸른 하늘에 떠다니는 뭉게구름,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하얀 건물들과 파란 지붕의 그리스 정교회 성당들, 절벽 아래로 펼쳐진 쪽빛 바다. 막상 산토리니에 도착하고 세 가지를 깨달았다. 첫 번째는 기존에 각인된 풍경은 주로 이아Oia 마을과 피라Fira 마을의 이미지라는 것, 두 번째는 여행이란 본디 발품 파는 만큼 남는다는 것, 세 번째는 산토리니는 날씨에 아랑곳없이 언제나 아름다운 섬이라는 것이다. 전생에 조르바였을 것 같은 행색의 사람들
그리스 여행 내내 줄곧 입을 벌리고 다녔다. 아름다운 풍경, 압도적인 문명의 발자취에 홀려서다. 더러는 장난기 많은 그리스 신들의 놀잇감이 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좋았다. 아테네를 둘러보고 피레우스 항구에서 배를 탔다. 그 유명한 산토리니섬, 그보다 덜 유명한 낙소스섬을 돌며 일주일을 지냈다.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 전해도, 그리스는 넘치게 매력적이다.아테나의 선물공항에서 차로 40분을 달려 아테네에 도착했다. 도시는 제우스의 머리에서 다 자란 상태로 튀어나왔다는 지혜의 여신이자 수호신인 아테나Athena의 이름을 땄다.
회색빛 아테네에서 정신의 고향을 더듬고미코노스와 델로스의 바닷바람에 마음을 열면산토리니에서는 그저햇살, 바다, 하늘, 하얀 집 그리고 붉은 꽃. 수천년의 기다림, 에레크테이온 신전 사도바울이 복음을 전했던 아레오파고스 언덕 ●아테네 Athens 두 번째 만남이 더 좋은 도시아테네의 역사는 BC8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기에 유적과 보물들 그리고 철학까지…하룻밤 머물면서 다 알려고 하지 말지어다. 아크로폴리스 주변으로 그저 가볍게 산책하자. 두 번째 방문이다. 비행기 안에서 20여 년 전 여름이 떠올랐다. 당시 40일이 넘어가는 여
좋은 호텔은 좋은 여정을 만든다. 아테네와 펠로폰네소스반도의 이오니아해, 에게해에 자리한 좋은 호텔 세 군데를 소개한다. 코린토스와 살로니코스를 굽어보는 도시국가 아크로코린트●Athens 아테네올림픽을 기억하는 신의 도시 ▶hotel고대 도시의 품격을 품다 호텔 그랜드 브르타뉴Hotel Grande Bretagne공항에서 아테네 시내로 접어드는 길은 혼잡하다. 얼키설키 얽힌 도로 위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노라면 신들의 도시 아테네에 대한 막연한 로망은 흐려지고 만다. 로망 이전에 아테네는, 전 세계에서도 매연으로 이름 높은 그리스 제
" 델피는 여러모로 아테네와 대조되는 면모를 갖추고 있다. 자연보다는 도시와 뒤섞여 북적이는 아테네와는 달리 험준한 산 중턱에서 자연과 어우러진 델피의 모습은 평화롭고 조용하다. 여러 차례의 심각한 훼손으로 ‘대놓고’ 보수와 복구가 진행 중인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 비하면 델피의 아크로폴리스는 허물어진 대로, 혹은 허물어졌더라도 ‘조용한’ 개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 아테네가 아테나 여신의 도시라면 이곳 델피는 태양신 아폴론이 신탁을 내렸던 도시라는 차이도 있다. 산 넘고 물 건너 아폴론의 신탁을 향해! 델피는 아테네에서 서북쪽
제우스와 헤라 부부 사이의 슬하에는 사연 많은 자녀로 넘쳐난다. '바람기' 다분한 제우스는 아름다운 여성(여신, 요정, 인간까지)을 유혹하기 위해서라면 온갖 술수를 다 동원했다. 알크메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그녀의 남편으로 둔갑해 알크메네의 침실로 들어갔고,아름다운 처녀인 에우로페에게는 수소로 변신해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학자들은 이런 이야기에 자신들의 혈통을 제우스와 연관지어 권위를 부여하고 싶어하던 그리스 각지의 호족들의 열망의 발현이라는 그럴듯한 부석을 덧붙인다. 하지만 단편적으로만 본다면 '신'이라는 신성한 존재의 이
아테네 베니젤로스 국제공항에 내리자 상큼한 레몬 향을 머금은 지중해의 바람이 분다. 아테네 남쪽 피레우스에서 시작되는 아름다운 해안 아폴로코스트를 따라 수니온 곶으로 간다. 오른쪽으로 눈이 시리도록 푸른 지중해가 펼쳐지는 이 길은 영화 의 촬영 장소다. 사랑할 수 없는 여인, 새 어머니를 사랑해 버린 알렉시스.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절망한 그는 바하의 ‘토카타와 푸가’를 들으며 이 아름다운 길을 스포츠카로 질주한다. 그리고 지중해 푸른 바다에서 그 혼돈스러운 젊음을 접고 만다.1시간쯤 남쪽으로 달리자 멀리 수니온 곶 언덕